큐텐과 매각협상 난항 겪는 11번가, 투자자와 약정기한 연장 유력

입력 2023-07-07 11:29  

이 기사는 07월 07일 11: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오픈마켓 11번가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개월 전부터 싱가포르 이커머스 기업인 큐텐과 매각 협상을 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와 체결한 약정상 시한은 두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매각 대신 투자자와 협의해 약정 기한을 1~3년 연장하는 쪽이 유력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11번가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싱가포르 이커머스 기업 큐텐(Qoo10)이 협상장에 앉아있다. 큐텐은 작년과 올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인수해 주목받았던 곳이다.

유통업계에선 큐텐이 1세대 이커머스를 모두 결합하면서 11번가를 제치고 4위 사업자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큐텐은 여기에 11번가까지 인수하면 쿠팡과 네이버, SSG닷컴·G마켓에 대적할 강력한 이커머스 공룡이 될 수 있다 보고 11번가 인수전에 참여했다.

앞선 거래처럼 이번에도 현금이 거의 수반되지 않는 지분교환 방식의 구조를 짰다. 인터파크커머스(1500억원)를 제외하곤 티몬과 위메프 모두 현금이 오가지 않은 지분교환 방식이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한 11번가는 큐텐의 제안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11번가는 2018년 H&Q파트너스와 이니어스프라이빗에쿼티를 투자자로 유치하면서 5년 뒤인 올해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약속했었다. 하지만 IPO 추진이 불발되면서 투자 회수를 위한 현금 마련이 필요해졌다. 상장에 실패할 경우 투자금 5000억원에 연 8% 이자를 붙여 돌려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11번가는 그만한 돈을 상환할 여력이 없다.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은 2600억원 수준이다.

기업가치 산정에 있어서도 양측의 간극이 크게 벌어졌다. 11번가는 투자자의 회수를 고려해 기업가치를 3조원에 가까운 수준을 인정받아야 한다. 투자자들은 11번가 기업가치를 2조7500억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큐텐은 올 들어 11번가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작년에 비해 급감하고 있는 점을 들어 1조원을 최대치로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큐텐이 거래 조건을 바꾸지 않으면 11번가와의 협상은 결렬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전했다.

11번가는 결국 매각 대신 투자자와의 약정 기한을 1~3년 더 연장하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도 당장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고 매각 대신 기한 연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H&Q의 경우 11번가 투자에 투입된 3호 블라인드 펀드가 올해 말 만기 도래를 앞두고 청산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

펀드의 앵커 출자자(LP)인 국민연금 설득이 과제다. 국민연금은 투자금 5000억원 중 3500억원을 투자했다. 연금 내부에선 11번가 투자기한 연장은 불가하다는 입장이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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